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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일상+

냉동피자 만들어먹고 된통 체한 사연..

미국에서 산지 8년차..

아직 주부한은 오븐 요리를 많이 해보진 않았습니다. 솔직히 공부할 때는 요리를 본격적으로 할 시간이 없어서 오븐은 후라이팬 창고로 쓰였었죠. 학교 졸업 후 조금씩 요리도 하기시작하고 오븐도 조금씩 사용해보기 시작합니다만 결혼하고나서야 오븐이랑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러던 얼마전 홍님이 본인 냉동피자 잘만든다며(?) 저에게 집에서 피자를 해주겠다고! 장을보다가 냉동피자 2개를 카트에 넣더라고요. 홍님은 인스턴트 요리의 대마왕으로 유학하며 자취하던 시절 라면도 잘 안먹던 저에게 인스턴트 요리를 가르치며 맛들이고 있는 분입니다 ㅡ,.ㅡ  어쨌든.. 냉동피자일지언정 남푠이 해주겠다는 말에 '오..!! 쬬아!!'를 외친 후 저는 바로 pizza pan을 골랐습니다. 


마트에서 Pizza pan을 보다가 알뚤한 주부한! 아마존과 가격 비교들어가줬죠. 


역시.. 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이 좋아보이는 피자팬 발견. 아마존에서 구매. 프라임멤버인지라 2일만에 배송. 속전속결 남편의 피자타임이 오고있습니다. 


요것이 제가 산 T-Fal/Wearever AirBake Pizza Pan 입니다. 사이즈가 12인치 14인치..뭐 이렇게 나가는데 가격은 다양하네요. 오옷!! 15.75인치에 10.99불 세일가격!! 피자팬 하나 살거 기왕이면 큰거 사자 싶어서지름 15 3/4 Inch 인 요 성능좋은 팬을 구매합니다. 완전 커요. 좋아좋아! 받아보니 구멍이 송송 나있어서 이름대로 보송보송 익혀질것같네요. 


주말, 집에서의 무비나잇!! 인스턴트 요리사 홍님 출동! 오븐을 예열 한 후 피자를 넣고 설명서에 써있는 시간만큼 오븐을 돌린 후 냠냠. 

우와~ 맛있겠다~ 한조각 앙~ 음. 뭔가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피자도우가 덜익었습니다. 홍님도 인정. 다시 오븐안으로 피자가 들어갑니다. 인스턴트 음식의 제왕이라 불러달라던 홍님이 자신의 명성을 실추시킨 피자를 째려보며 저에게 말합니다. 이 브랜드는 자기가 본래 많이 사먹던 브랜드의 피자가 아니라서 그렇다고! 아 네.. 


한입 먹고 쩝쩝 입맛다시며 더 배고파진 주부한. 홍님이 더 익혀온 피자를 무려 3조각이나 먹어치웁니다. (평소 2조각만 먹으면 배부릅니다..) 그리고 영화를 마저 보던 중.. 가슴이 답답해지더니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네요. 저는 너무 아픈데 홍님은 멀쩡.. 그래도 다행입니다. 한사람만 아파서.


울렁거리기도 하는데 게워내는것도 고통스러울것같고 더 고통스러운건 게워내고 난 후 혓바닥이 통째로 빠져서 턱근육이 어긋나있는 듯한 그 뻐근함이 싫어서 그냥 참았습니다.(너무 적나라한 묘사인가요..ㅡ.ㅡ) 홍님이 초반에 덜익은 피자 먹어서 그런것같다고 엄청 미안해하면서 손 주물러주고 등두들겨주고.. 웬만하면 엄지와 검지 사이를 주물러서 뭉친 근육 풀어내면 괜찮아지는데 얼마나 체했는지 아무리 주물르고 두들겨도 얼굴이 새하얘집니다. 


손 따달라고 했더니 무섭다고 바늘 못찌르는 홍님.. 제가 너무 아파하니까 바들바들 떨면서 바늘을 찔르는데.. 피가 안나옵니다. 얼마나 체했으면 찔렀는데도 피가 안나오는 걸까요. 몇번 찌르다가 홍님은 무서워서 더 못찌르겠다고 포기. 손을 주물러줍니다. 홍님이 손주물러주고 머리 쓰다듬어주는 사이 저는 잠이들고.. 다음날 눈뜨니 괜찮아졌어요. 


오늘! 

홍님이 제게 알려준 사실. 오늘 아침에 보니 피자팬이 오븐보다 커서 오븐 문이 꼭 안닫히는것같다고요.. 그래서 피자 익히는 동안 열이 새나가서 다 안익었었던것같다고. 자기가 확인을 잘 안해서 덜익힌 피자 먹여서 주부한 아프게 했다고 미안해하는 남푠...


헉. 


바로 달려가 오븐팬을 넣어본 주부한. 저희집 오븐은 오븐 문을 닫으면 딸깍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면서 닫겨야하는데 그 소리가 안나는 거예요. 그런데 오븐 문 닫기는 부분이 위에 얹어져있는 가스레인지에 가려져서 얼마나 안닫기는 지가 안보입니다. 그래서 얼른 자를 가져와서 재봤지요.


헉.


14 inch. 오븐의 깊이가 최대 14인치로 안에 넣는 용기의 지름은 오븐 뒤에 안닿도록 13.5인치정도 였어야 했던거예요. 그런데 제가 샀던 피자팬은 무려 15.75인치...물론 끝까지 밀어넣은데다 문과 shelf 사이에 공간도 약간 있었으니 문이 살짝 벌어진 정도였겠지만.. 


제가 덜익은 피자 먹고 체한건 홍님 잘못이 아니고 세일 가격에 눈이 뒤집혀 오븐 사이즈 확인 안하고 큰 피자팬을 산 제 잘못이었습니다. ㅡ,.ㅡ 

가정용 오븐은 크기가 같을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초보주부 주부한.. 저는 대체 왜그랬을까요...? 피자팬이 무슨 TV 사이즈도 아닌데 같은 가격/성능이면 큰게 좋다며.. 어쩐지..리뷰가 많은 제품은 지름이 12, 14인치 였어.. 이제서야 생각납니다.


홍님아 내가 미안해 ㅠ.ㅠ 작은 피자팬사서 내가 담에 피자 만들어줄게..ㅠ.ㅠ


여러분은 저처럼 실수하시지 마시고 꼭 오븐 깊이 확인하시고 피자팬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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